[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-시조 당선작] 심사평

[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-시조 당선작] 심사평

입력 2011-01-03 00:00
수정 2011-01-03 00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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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사적 글감에 현대정서 더한 수작

신춘문예 등단 신인들의 새뜻한 작품을 읽으며 새해 아침을 여는 마음은 늘 새롭다. 그들의 힘찬 날갯짓은 희망과 꿈을 일깨우기 때문이다. 금년에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. 그 결과 성국희씨의 ‘추사 유배지를 가다’를 고심 끝에 당선작으로 뽑았다. 이 작품은 역사적 글감에 현대적 감성과 정서를 배합하여 시대를 넘어선 시조 가락으로 알맞게 뽑아냈으며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형상화하여 현대적 어법으로 살려낸 점이 우수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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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조 부문 심사위원인 이근배(왼쪽) 시인과 한분순 시인이 지난달 20일 심사를 마친 뒤 올해 응모작의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.  손형준기자 boltagoo@seoul.co.kr
시조 부문 심사위원인 이근배(왼쪽) 시인과 한분순 시인이 지난달 20일 심사를 마친 뒤 올해 응모작의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.
손형준기자 boltagoo@seoul.co.kr
최종심사에 오른 진수씨의 ‘지상의 방에 들어’는 뛰어난 착상으로 시조가 낡은 테마라는 인식을 벗어나게 한 작품이다. 양파 껍질을 벗기듯 겹겹이 고인 삶의 진실한 단면을 유창하게 이끌어간 표현이 돋보였으나 당선에는 밀렸다. 고은희씨의 ‘색소폰 부는 난설헌’은 역사적 숨결의 속 울림을 아름다운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이었음에도 주제의식이 약해 보였다. 장윤혁씨의 ‘서울 타클라마칸 사막’은 탄탄한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소재 선택에서 망설이게 했다. 송필국씨의 ‘사리 기어가다’는 섬세한 묘사와 유연한 가락으로 이미지를 잘 살려낸 작품이었음에도 강하게 끌어당기는 뒷심이 부족하게 여겨져 아쉬움을 남겼다.

시조 부문 심사위원 이근배·한분순



2011-01-03 36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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